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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일본 화이트리스트 완전 복원...국내 산업계 환영

일본 정부가 27일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 심사 우대국)로 재지정했다. 화이트리스트 제외 후 약 4년 만에 완전 복원이 결정됐다. 한국이 지난 4월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에 복원한 데 이어 일본도 같은 조치를 취함으로써 양국의 수출 규제 갈등이 끝나게 됐다.국내 산업계는 화이트리스트 복원으로 인해 수출입 절차가 한층 원활해질 것이라고 반기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2019년 일본의 수출 규제 이후 공급망 다변화에 주력해온 만큼 당장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이번 조처로 장기적으론 일본과의 교류 협력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했다.일본 정부는 이날 각의에서 한국을 수출무역관리령 별표 제3의 국가(화이트리스트)로 추가하기 위한 '수출무역관리령 일부를 개정하는 정령'을 결정했다. 개정 정령은 이달 30일 공포되고 다음 달 21일 시행된다.앞서 일본 정부는 2018년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사실상의 보복 조치로 이듬해 7월 한국에 대해 불화수소,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 등 3개 반도체 핵심 소재의 수출 규제에 나섰다. 이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했다.국내 반도체 업계는 원래 일본산 소재 의존도가 높았다. 수출 규제 발표 당시 한국무역협회 집계 기준 불화수소 수입은 일본산이 44%를 차지했고, 포토레지스트는 일본산이 92%에 달했다. 그러나 업계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국산화와 거래처 다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일본산 의존도는 지속해서 줄었다.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00대 소부장 핵심전략기술 중 반도체 분야 수입액의 일본 비중은 2018년 34.4%에서 2022년 24.9%로 9.5% 감소했다. 그러다 최근 한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 정부는 화이트리스트 복원을 논의해왔다.앞서 일본 경제산업성은 올해 3월 한국에 대한 반도체 관련 3개 품목의 수출 규제를 철회한 바 있다. 이번 화이트리스트 재지정으로 2019년부터 이어져 온 한국 대상 수출 규제는 모두 해제된 셈이다.다만 이로 인해 당장 산업계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6.27 16:08
산업

윤석열 베트남 방문, 역대 최대 205명 경제사절단 동행

윤석열 대통령이 19일부터 24일까지 프랑스와 베트남을 차례로 방문한다.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오후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의 4박 6일간 순방 일정을 공개했다. 윤 대통령은 먼저 20∼21일 파리에서 개최되는 제172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 직접 참석, 2030세계박람회 부산 유치 활동을 지원할 예정이다. 20일 경쟁국 프레젠테이션(PT) 행사와 21일 한국 주최 공식 리셉션 등을 통해 각국 대표단과 외교단을 대상으로 유치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윤 대통령은 이날 엘리제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 겸 오찬을 진행할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프랑스 방문을 마친 뒤 22∼24일 국빈방문 형태로 베트남을 찾는다.23일 보 반 트엉 국가주석과 한·베트남 정상회담을 하고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된 양국 관계의 확대 발전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권력 서열 1위인 응우옌 푸 쫑 공산당 서기장 등 베트남 최고지도부와도 개별면담을 하고, 국빈 만찬을 포함한 공식 국빈 일정을 소화한다. 윤 대통령의 취임 첫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국가 양자 방문이다.베트남 방문은 지난해 말 당시 응우옌 쑤언 푹 국가주석의 국빈 방한에 따른 답방으로 이뤄졌다.베트남 방문에는 5대 그룹 총수를 포함한 윤석열 정부 들어 최대 규모인 205명 경제사절단이 동행할 예정이다. 베트남이 중국 시장의 대안이자 동아시아의 거점으로 떠오른 만큼 대규모 경제사절단이 구성됐다는 설명이다.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에는 지난 미국 경제사절단처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모두 참석할 예정이다. 특히 4대 그룹 총수들은 올해 스위스 다보스 포럼을 시작으로 일본 경제사절단, 미국 경제사절단으로 윤 대통령과 함께 나서고 있다. 연초 아랍에미리트(UAE)에도 이재용 회장과 최태원 회장, 정의선 회장이 윤 대통령과 함께 참석해 바라카 원전을 찾은 바 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6.13 15:22
연예일반

[위기의 K콘텐츠] ‘풍요 속의 빈곤’ K콘텐츠 진단, 왜 이렇게 됐나 ②

‘오징어 게임’이 전세계를 강타하고, BTS로 상장되는 K팝이 글로벌 주류 편입을 눈앞에 뒀으며, 넘을 수 없는 산인 줄 알았던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도 한국 영화를 주목한 지 수년. 이런 상황에서 내수시장에서는 ‘K콘텐츠 위기론’이 스멀스멀 고개를 들고 있다. 극장가에서는 한국영화가 외면 받고 있으며, 방송가는 연이어 허리띠를 졸라매며 드라마 편성을 줄이고 있다. K팝의 성장세도 코로나19 이전보다 둔해졌다. 글로벌 시장에서 잘나가는 K콘텐츠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백년대계를 위해 나아갈 방향을 짚었다. <편집자 주> 장밋빛일 줄만 알았다. K팝이 철옹성 같던 빌보드 정상에 이름을 올리고 전세계가 ‘오징어 게임’에 열광했을 때만 해도 그랬다.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이 끝나면 더 날아오를 줄 알았던 K콘텐츠가 전반적으로 주춤하다. 글로벌 시장이 사랑하는 K콘텐츠이지만, 정작 국내 업계 내부에선 ‘풍요 속의 빈곤’이라는 말이 나온다. 제작된 K드라마와 K영화는 창구를 찾지 못해 우왕좌왕하고 있고, 소수의 아티스트에 기댄 구조와 막혀버린 중국시장으로 K팝의 미래는 더 불확실해지고 있다.◇곳간에 쌓여가는 콘텐츠…K드라마 업계, 한국영화 업계 전철 밟는 중K영화, 즉 한국영화계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극한직업’, ‘기생충’ 등 ‘천만영화’가 가장 많이 나오면서 호황을 누렸다. 그만큼 투자는 몰렸고 제작이 활발히 이뤄졌으나, 이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영화계 전반이 얼어붙었다. 더 큰 위기는 엔데믹의 분위기와 함께 한국영화계에 활기가 띨 것이라는 기대가 무너지면서 찾아왔다. 소위 곳간에 쌓아둔 기존 영화들이 무려 57편 가량으로 알려진 가운데, 좀처럼 한국영화 관객이 늘어나지 않아 개봉은 연이어 늦어지고 있다. 대략 4년의 걸쳐 위기가 진행 중인 한국영화계의 전철을 드라마 업계는 이제 밟고 있는 실정이다. 먼저 경기침체 탓에 광고 수익이 급격히 감소한 방송가에서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서서히 높아져가는 제작비도 감당할 수 없는 방송사들은 드라마의 편성을 줄여 나가고 있다. 대신 상대적으로 제작비가 낮은 예능프로그램을 편성해 수익을 보전하려는 전략을 취하는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내 대표 제작사의 10년차 드라마 PD는 “K드라마가 전세계적으로 높은 관심을 받으면서 축제 분위기라고 하는데 정작 그 축제를 준비하는 무대 뒤의 파열음도 크게 일어나고 있다”며 “여전히 수익의 대부분을 광고에 기대고 있는 상황은 변하지 않았고 수익 다변화를 꾀하려 노력하고 있는 듯한데 뚜렷한 해결책은 없어보인다”라고 수익 보전을 위해 위축된 방송사들의 분위기를 전했다. 방송사들의 이러한 분위기에 드라마 업계는 직격탄을 맞고 있다. 극장가와 비교해 비대면으로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는 특징 덕에 한국영화계에 쏠렸던 투자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드라마 업계로 몰렸고 이에 따라 제작이 활발해졌으나, 제작됐거나 제작 중인 드라마들은 편성을 잡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한국영화처럼 다수의 K드라마도 기약없이 곳간에 쌓이고 있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광고시장의 파이는 한정됐는데 플랫폼이 많아지면서 그 파이를 계속 나눠 먹어야 하는 상황이다. 수익모델에 대한 뚜렷한 해결책이 없으니 올해보다 내년, 내년보다 내후년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며 “결국 방송사의 편성에만 기댈 수 없는 상황이다. 모두가 OTT업체의 편성만 바라보고 있는 실정이다”고 말했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과 함께 빠르게 몸집을 키운 거대 글로벌 OTT로 인해 미디어 환경은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 넷플릭스의 막대한 투자로 전세계적으로 K드라마의 붐이 일어났으나, 그 이면이 밝지만은 않다. OTT들이 한국 콘텐츠에 제작비를 지원하면서 업계 전반적으로 높아지고 있던 제작비가 더 빠르게 상승했고, 이를 기존 방송사와 제작사가 따라갈 수 없는 상황에서 OTT에 화제성과 흥행을 보장하는 드라마와 영화가 모이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침체기를 겪은 한국영화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엔데믹에 접어들었지만 흥행 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다양한 원인들이 거론되고 있는데 역시 OTT의 지분이 크다. 팬데믹 시기 OTT에서 콘텐츠를 즐기는 게 보편화됐고 OTT에서 양질의 콘텐츠를 다수 서비스하면서 굳이 관객이 극장을 찾을 동기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또 OTT의 제작 지원을 받는다 하더라도 IP를 OTT가 확보할 경우 제작사에 좋은 것만은 아니다. 흥행 가능성이 높은 작품들은 OTT가 오리지널로 제작해 제작사들은 제작비의 10% 이하를 고정적으로 받는 수익 구조다. 과거에는 방송사와 나눠 제작비를 충당하기도 했으나 방송사가 드라마 편성을 대거 줄이는 상황에 이른 만큼, 결국 제작비의 압박을 받는 제작사들은 전액을 투자 받는 대신 IP를 내주는 구조로 흐를 가능성이 더 커졌다. 한 방송 관계자는 “요즘엔 제작비의 10%도 받지 못하는 제작사가 적지 않다”며 “결국 드라마든 영화든 제작사들은 ‘로우 리스크-로우 리턴’을 취하게 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높아진 제작비만큼 콘텐츠의 질이 향상됐고, 이에 따라 높아진 시청자의 눈높이를 따라가기도 쉽지 않다. 그렇다 보니 넷플릭스와 같은 거대 OTT업계와 경쟁하는 국내 토종 OTT들의 상황도 심각하다. 넷플릭스가 한국에 3조 3000억원을 투자할 거라는 소식이 전해진 지난달 25일 이태현 웨이브 대표는 “자본이 시장에 들어와야 콘텐츠 시장 경쟁력이 높아진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나, 업계에선 웨이브와 티빙 등 이미 적자를 내고 있는 국내 토종 OTT의 설 자리는 더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의 시각이 가득하다. 한 국내 OTT업체 관계자는 “콘텐츠 서비스 자체가 자본게임이다. 자본을 더 많이 투자할수록 콘텐츠의 흥행 가능성이 높은 건 당연하다”며 “거대 OTT업체가 투자를 늘릴수록 상대적으로 열세인 국내 업체들은 그 정도 투자 규모에 맞추거나 제작사에 더 좋은 조건을 내밀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 ◇팬덤에 기댄 수익 구조와 중국 시장발 위기그나마 K팝은 선전하고 있지만 팬덤에 기댄 수익 구조와 한한령으로 막힌 중국 시장을 대신할 시장 발굴, 포스트 방탄소년단 등의 과제를 안고 있다. 특히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군 복무에 돌입하면서 ‘위기론’은 더 힘을 얻는 모양새다. 강력한 팬덤을 가진 아티스트에 기댄 수익 구조가 스타 개인의 리스크에 휘청거리기 쉽고, 이는 K팝의 위기로 직결된다는 의견이 나온다.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그동안 K팝은 거대 소속사가 아티스트를 만들어 이들의 팬덤 플랫폼을 통해 수익을 내왔다. 방탄소년단도 그렇지 않느냐”며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군복무로 K팝의 위기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 자체가 K팝의 위기”라고 진단했다. 문제는 이러한 팬덤조차 많은 자본이 투입된 대형 기획사들의 아이돌 그룹에 쏠리다 보니 중소기획사들이 K팝 시장에서 설 자리는 크지 않다는 점이다. 일정한 수의 대형 기획사와 여기에 속한 한정된 아티스트들에 K팝의 성장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 탓에 소수의 기획사와 아이돌 스타에서 발생하는 리스크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익명을 요구한 한 중소기획사 관계자는 “지금의 K팝은 대형기획사와 중소기획사로 극명히 나뉘어져 있다. K팝의 붐이라 하지만 중소기획사 입장에선 실감하지 못 한다”며 “동시에 대형기획사가 아이돌 중심의 장르를 내놓다 보니 다른 장르를 선보이는 중소기획사의 아티스트들은 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그렇다 보니 중소기획사들은 수익 구조 중 하나를 차지하는 앨범 판매량을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한터차트 관계자는 “예전에는 아이돌뿐 아니라 발라더나 다른 장르의 아티스트들도 많은 앨범 판매량을 보였지만 지금은 팬덤이 있지 않는 이상 앨범 판매량을 확보하기는 무척 어렵다”고 말했다.스트리밍에서도 비슷한 경향성이 보인다. 지니뮤직 관계자는 “전체 스트리밍수는 매년 늘고 있지만 쏠림 현상이 두드러진다”며 “특정 아이돌의 노래들이 순위를 독점하고 있고 이들이 이전에 낸 곡들도 꾸준히 상위권 차트에 있다. 팬덤의 소비가 점차 커지고 있다”고 평했다.대형기획사들 또한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먼저 K팝의 주요 타킷팅이 되는 중국시장이 한한령으로 인해 사실상 닫혀 예전과 같은 힘을 못 쓰고 있다.한 대형기획사 관계자는 “올해 초만 하더라도 한한령이 해제되면 중국시장이 활기를 띨 거라 희망적으로 생각하고 기대감이 높았는데 최근 한일정상회담으로 인해 기획사 입장에서는 김이 빠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여기에 더해, 한한령이 해제된다 하더라도 중국시장의 불안정성이 해소되지 않을 거라는 의견들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대형기획사 관계자는 “정치적인 문제로 또 중국시장이 언제 닫힐지 모르지 않나”라며 “중국시장의 불확실성을 전제로 시장 확대 등 또다른 K팝의 활로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는 시점”이라고 밝혔다.다만 중국 시장이 배제돼 있는 현재가 K팝이 북미, 유럽 등 새 시장으로 뻗어나갈 기회가 되리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과거 중국, 일본 시장을 주요 거점으로 생각했다면 이제 중국 시장은 진출 선택지 중 한 곳이 됐다. 그런 점에서는 오히려 다른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조금 더 글로벌해질 수 있는 긍정적 효과가 발생했다고 본다”고 짚었다.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3.05.12 06:00
산업

[IS시선] 기업 밥상에 숟가락 얹는 '1호 영업사원' 윤석열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으로 신발이 닳도록 뛰고 또 뛰겠다.”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월 국무회의에서 던진 출사표다. 그는 ‘첫째도 경제, 둘째도 경제, 셋째도 경제’라고 의욕을 보였다.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을 자처한 윤 대통령은 지난 3월 일본에 이어 미국을 대기업 총수들이 포함된 경제사절단과 함께 방문했다. 양국의 정상회담을 통해 동맹을 더욱 굳건히 하며 산업 교류도 이어졌지만 실질적 성과 없는 ‘퍼주기 외교’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영업사원이라고 하면 보통 기업의 이익을 우선 시 한다. 그리고 일반직원과는 달리 영업성과 여부에 따라 인센티브를 더 많이 가져가게 된다. 윤 대통령의 경우 기업이 아닌 국익을 위해서 영업사원을 자처했다. 그러나 일반 영업사원과는 달리 공적을 국가가 아닌 개인이나 정당의 성과로 포장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윤 대통령은 2일 국무회의를 통해 “핵기반으로 업그레이된 한미 안보동맹은 공급망과 산업 동맹, 과학기술 동맹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방미 성과를 나열했다. 그러면서 넷플릭스 등 59억 달러(약 7조9000억원) 규모의 첨단기업 투자를 이끌어냈다는 성과를 홍보하는데 열을 올렸다. 그렇지만 정작 모든 일정을 제쳐두고 일본과 미국으로 향했던 기업 총수들을 위해 어떠한 실질적 도움을 안겨주지 못했다. 한국의 산업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배터리와 반도체 등에 관해서는 입도 벙긋하지 못한 것이다. 한국의 배터리, 반도체 기업 등이 이미 미국에 1000억 달러(약 134조원) 투자를 약속했음에도 말이다. 이로 인해 ‘과대 포장’, ‘경제는 들러리’라는 평가가 따르고 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이번 국빈방문과 관련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반도체법 등의 과제를 풀어야 했는데 공동선언문에는 이런 문제를 풀기 위한 외교적 수사만 있어서 결과적으로 경제는 들러리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이미 확정된 반도체법과 IRA 세부지침은 전혀 변동 가능성이 없어 삼성과 SK, 현대차, LG 등은 투자보따리만 크게 푼 셈이 됐다. 이 같이 기업 총수들이 미국 시장에 천문학적인 투자액을 약속한 덕분에 윤 대통령은 미국 의회에서 기립박수를 받을 수 있었다. 지난 3월 삼성전자는 향후 20년 간 용인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300조원을 투입하는 결정을 내렸다. 그렇지만 대규모 투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아닌 윤 대통령이 발표하는 모양으로 공개됐다.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와 관련된 브리핑이 동반됐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발표하기 전 기업에서 투자나 협의 내용들이 나오는 것을 용산에서 굉장히 싫어한다. 용산에서 주도적으로 홍보하겠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는 불만이 새어나오고 있다. 이처럼 기업들의 공적만 가로채는 ‘영업사원’은 국민도 원치 않을 것이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5.03 06:58
경제일반

수조원 투자 보따리 푼 이재용·신동빈…사면론 힘 받나

"오너십이 없는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기가 쉽지 않다." 지난달 경제5단체가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사법 리스크'에 발목이 잡힌 재계 총수들의 석가탄신일(지난 8일) 특별사면·복권을 요청하며 했던 말이다. 과연 투자가 이뤄지기 어려웠을까. 정권이 바뀌기 무섭게 사면·복권 대상자로 거론됐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한날한시에 수조원대의 투자 보따리를 풀었다. 윤석열 정부 출범과 무섭게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면서 재계에서는 다시 한번 이들의 사면론이 나오기 시작했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은 24일 "앞으로 5년간 총 450조원을 투자하고 이 가운데 80%인 360조원을 연구개발(R&D), 시설 투자 등을 통해 국내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5년간 국내 투자 금액(250조원)보다 100조원 이상 늘린 것이다. 지난 21일 방한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이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공장을 동반 방문한 지 나흘 만에 나온 대규모 투자 발표로, 한미 ‘반도체 동맹’ 강화와 현 정부의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에 최대한 부응하겠다는 이재용 부회장의 의지로 해석된다. 같은 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국내 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향우 5년 동안 37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신동빈 회장은 최근 바이오 의약품 사업 진출을 위해 미국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장 인수에 2000억원을 들인 바 있다. 여기에 이어 1조원을 들여 국내 공장 신설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전기차 배터리 충전 사업을 위한 시설 투자도 확대한다. 충전기 생산량을 연간 1만대 이상 규모까지 늘리는 것이 목표다. 롯데렌탈도 8조원을 들여 전기차 24만대를 도입한다. 유통 사업 부문에서는 8조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서울 상암동과 인천 송도 같은 곳에 고용 유발 효과가 높은 대규모 복합몰 개발을 추진하고, 롯데백화점 본점·잠실점 같은 핵심 지점을 리뉴얼한다는 계획이다. 코로나로 극심한 침체를 겪었던 관광 산업을 다시 활성화하기 위해 호텔과 면세점 시설에도 2조3000억원을 투자한다. 대체육, 건강기능식품 같은 미래 먹거리와 신제품 개발에도 2조1000억원가량을 쏟을 계획이다. 이처럼 이재용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이 투자 보따리를 풀자, 재계와 정계에서는 이들에 대한 사면론이 다시 불기 시작했다. 현재 이재용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다가 지난해 8월 가석방됐다. 이 부회장은 비록 풀려났지만 가석방 중인 데다 취업제한 논란으로 적극적인 경영 활동에 제약이 컸던 만큼 재계 안팎에서는 특별사면 요청 목소리가 꾸준히 나왔다.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건과는 별개로 매주 목요일마다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혐의 재판에 피고인 신분으로도 출석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롯데 수사, 국정농단 수사와 관련해 2019년 10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이와 관련 주요 경제단체장인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석가탄신일 당시 불발됐던 기업인 사면·복권을 새 정부에 재차 요청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이재용 부회장 등 기업인들이 한미 정상회담 일정 중 민간 외교관으로서 존재감을 드러낸 데다 이번 대규모 투자·고용 발표까지 이어지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사면·복권을 빠르게 추진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기업인 사면 요청 시기는 제헌절이나 광복절쯤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에서는 사면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법조계 관계자는 "불법과 편법으로 부의 세습, 경영권 세습을 이룬 재벌 총수에게 면죄부를 주어서는 안 된다”며 “이들 기업의 경영은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된 오너들의 일이 아니라, 그룹의 최고경영자(CEO)들이 해야 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22.05.27 07:00
경제일반

바이든 미 대통령, 한국 도착…첫 일정은 삼성전자 평택 공장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오후 오산 미군기지에 도착해 22일까지 2박 3일의 정상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지난해 1월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 뒤 한국을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미국 대통령의 방한은 2019년 6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두 번째 방한 이후 약 3년 만이다. 이달 10일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지 열흘 만이기도 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5시 22분께 검정 마스크를 쓴 채 전용기 에어포스 원에서 내려 박진 외교부 장관의 영접을 받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도착 직후 방한 첫 일정으로 이날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평택 캠퍼스)으로 이동해 윤 대통령과 함께 공장을 시찰한다. 현장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한미 정상을 수행하며 직접 안내를 맡는다. 반도체 등 첨단 산업 분야에 대한 협력과 관련한 양국 정상의 연설도 예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평택공장 시찰이 끝나면 서울 숙소로 옮겨 첫날 일정을 마무리한다. 방한 이틀째인 21일에는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헌화한 뒤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윤 대통령과 첫 한미 정상회담을 한다. 회담은 청사 집무실과 접견실에서 소인수 회담, 환담, 확대 회담 순서로 90분간 이어지며 이후 지하 1층 강당에서 한국과 미국 언론을 상대로 한 공동 기자회견이 열린다. 회담 뒤에는 인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윤 대통령이 주최하는 환영 만찬이 열린다. 마지막 날인 22일에는 미국 조지아주에 70억 달러(약 8조9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발표한 현대차의 정의선 회장을 면담한다. 또 한반도 전역의 공중작전을 지휘하는 공군작전사령부 항공우주작전본부(KAOC)를 윤 대통령과 함께 방문한다. 이어 용산 미군기지에서 주한미국 대사관 직원을 격려한 뒤 오산 미군기지에서 두 번째 순방지인 일본으로 출발한다. 윤 대통령도 이곳까지 동행해 바이든 대통령을 환송할 것으로 보인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22.05.20 17:45
경제

방미 때마다 대통령의 K바이오 '선물 보따리'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 때마다 한미 간 굵직한 계약 성과가 담긴 ‘선물 보따리’가 공개되고 있다. 한미 백신 파트너십이 강화되면서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 같은 대형 바이오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성과가 확대되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셀트리온은 23일 휴마시스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항원 신속진단키트 '디아트러스트'를 미국 자회사 셀트리온USA를 통해 미국 국방부에 공급한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 산하 조달청(DLA)이 진행하는 구매사업의 공급업체로 선정된 셀트리온은 현지 2만5000개 지정 조달처에 디아트러스트를 공급하게 됐다.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백신 파트너십을 맺은 이후 한국과 미국의 교류가 증가하고 있다. 이런 우호적인 분위기에 힘입어 셀트리온은 최대 7382억원이라 대형 계약 체결에 성공했다. 이르면 내달 1일부터 군 시설, 요양원, 지역검사소 등에 공급되고, 계약 기간은 내년 9월 16일까지다. 셀트리온은 한국 업체 최초로 미 국방부 코로나 신속진단키트 대규모 공급자로 선정됐다. 디아트러스트는 지난 4월 미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아 품질 및 안정성을 인정받았다. 공동개발사인 휴마시스가 대규모 생산 시설을 갖추고 있다는 점도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기준이 까다로운 미 국방부 조달사업에 공급업체로 참여하게 됐다는 사실만으로도 셀트리온의 기술력과 공급 능력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자평했다. 정부는 지난 8월 K-글로벌 백신 허브 구축을 위해 올해 하반기부터 5년 간 2조2000억원을 투자하겠다며 의욕적인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2022년 상반기까지 국산 1호 코로나 백신을 개발하고, 2025년까지 글로벌 백신시장 세계 5위 달성 목표도 제시했다. 이런 계획은 한미 백신 협력 협약으로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지난 22일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협약 체결식에서 4건의 양해각서(MOU) 성과가 공개됐다. 한국과 미국의 백신 관련 기업과 연구기관 17곳의 대표가 이 자리에 참석했다. 코로나 백신과 관련해 유바이오로직스는 원부자재 수출·기술 이전, 아이진은 원부자재 구매, 큐라티스는 생산위탁, 팜젠사이언스는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바이오시밀러 위탁생산과 관련해 미국 바이오 기업과 MOU를 맺었다. 지난 5월 백신 파트너십 협의가 중소기업과 기초연구 분야까지 확대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여기에 미국의 생명과학 기업 싸이티바가 3년간 5250만 달러(약 622억원)를 국내에 투자해 고부가 세포 배양백 생산시설을 설립한다는 성과도 수확했다. 앞서 5월 한미 정상회담 때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모더나의 mRNA 코로나 백신을 위탁생산한다는 선물 보따리도 싸 들고 왔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직접 미국을 다녀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모더나 백신의 충진·포장 시생산에 돌입한 상황이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원료의약품 생산까지 영역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존 림 대표는 정부의 백신 파트너십 지원 등에 힘입어 ‘2030년 글로벌 톱티어 바이오기업 도약’이라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지난 22일에는 세포주 개발부터 품목허가 신청까지 소요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한 위탁개발(CDO) 플랫폼인 에스-셀러레이트를 공개하기도 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09.24 07:01
경제

뜨거운 이재용 가석방 공방…글로벌 '반도체 전쟁' 승리 위해 필요할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을 놓고 정치권과 시민단체들이 연일 공방을 벌이고 있다. 법무부는 오는 9일 가석방심사위원회를 열어 이재용 부회장의 8·15 광복절 가석방 여부를 심사할 예정이다. 인텔·TMSC와 글로벌 ‘반도체 전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로서는 중대한 결단을 내릴 수 있는 수장의 복귀를 염원하고 있다. 여론·정치권 가석방 긍정 신호, 1056개 시민단체 반발 최근 국민의 10명 중 7명이 이재용 부회장의 8·15 광복절 가석방을 찬성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달 26~28일 만 18세 이상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광복절 가석방 찬성이 70%였고, 반대는 22%에 머물렀다. 연령별로도 가석방 찬성 비율이 반대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18~29세 65%, 30대 58%, 40대 59%, 50대 74%의 찬성 비율을 보였고, 60대(87%)와 70대 이상(81%)에서는 80% 이상으로 집계됐다. 반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특별 사면에 대해서는 반대가 56%로 찬성(38%) 비율보다 높았다. 여론조사의 설계가 적절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한 것과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6월 재계의 이재용 부회장의 가석방 요구에 대해 “국민들도 공감하시는 분이 많다”며 이전과는 달리 전향적인 자세를 취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역시 “반도체 산업의 요구와 국민 정서를 고민하고 있다”며 다소 긍정적인 입장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달 말 형기의 60%를 채워 가석방 요건을 충족했다. 법무부는 그동안 실무상으로 형기의 80% 이상을 복역한 수형자에게 가석방을 허가해왔다. 하지만 최근 가석방 심사기준을 완화하면서 이 부회장도 심사 대상에 포함됐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가석방 확대는 문재인 대통령 취임 초부터 강조됐던 정책”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재계와 정치권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가석방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됐다. 재계 관계자는 “대선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에 정치권에서도 이재용 부회장의 가석방을 통해 통합 메시지를 내세우며 유권자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민단체들은 “촛불의 명령을 역행하는 행태”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참여연대·민주노총 등 1056개 노동·인권·시민사회단체들은 지난 3일 "국정농단·횡령 범죄자 이재용 부회장 가석방에 반대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단체들은 “이 부회장의 가석방은 문재인 정부의 존재를 부정하는 일”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중대한 경제범죄를 일으킨 재벌 총수를 가석방하는 것은 공정이라는 가치에 정면으로 반대되는 후진적 행태”라고 역설했다. 게다가 이재용 부회장은 현재 진행 중인 경영권 불법 승계와 프로포폴 투약 혐의 재판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가석방 여부가 향후의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우려하고 있다. 반도체 인텔·TMSC 샌드위치 압박 방어 과제 참여연대는 “경제 활성화와 기업 성장이라는 이유로 가석방이 남용된다면 향후 우리 사회의 기업 범죄는 끊이지 않고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공식은 되풀이될 것”이라는 논리를 폈다. 이 부회장과 삼성의 기업 활동은 별개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이재용 부회장이 가석방되더라도 법적으로는 5년 동안 경영에 참여할 수 없다. 물론 ‘옥중경영’ 자체도 위법이다. 이 부회장이 옥중에 있을 때도 삼성전자는 대규모 투자를 멈추지 않았다. 삼성은 2030년까지 177조원을 투자할 계획이고, 이번 한미 정상회담 중 미국에 20조원의 투자계획도 발표됐다. 더군다나 삼성전자는 2분기에 매출 63조6700억원, 영업이익 12조5700억원라는 어닝서프라이즈 실적을 냈다. 영업이익은 반도체 초호황기였던 2018년 3분기(17조5700억원) 이후 11분기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역대 최대인 129조원을 돌파했다. 또 삼성이 반도체 분기 매출에서 인텔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랐다는 보도도 나왔다. 미 월스트리트저널은 삼성전자 2분기 반도체 부문 매출이 197억 달러(22조6000억원)로 인텔의 196억 달러(22조4000억원)보다 많았다고 전했다. 삼성이 반도체 매출 1위 자리에 오른 것은 2018년 이후 처음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전문가들은 당분간 현 순위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하지만 양사 간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렇지만 삼성은 글로벌 ‘반도체 전쟁’에서 앞서가기 위해서 총수 부재가 아쉽다는 입장이다. 중대한 결단이 필요한 시기에 이재용 부회장의 공백이 아쉽다는 반응이다. 현재 삼성은 인텔과 TMSC의 샌드위치 압박을 받고 있다. 인텔의 펫 겔싱어 CEO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에 재진출하겠다. 파운드리 사업 확장을 통해 2025년 업계 선두자리를 되찾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현재 파운드리 부문에서는 TMSC와 삼성이 양분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TSMC와 삼성의 시장 점유율은 각 55%, 17%를 기록하고 있다. TSMC는 파운드리 초격차를 위해 미국에 이어 유럽과 일본에도 투자를 확대한다고 공표했다. 향후 3년간 무려 1000억 달러(약 114조원)를 투자하며 물량공세에 펼칠 것을 예고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반도체 제조 시설에는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만큼 5세대 이동통신, 자율자동차, 인공지능 등에 쓰이는 첨단 반도체 제조 시장을 TSMC와 삼성, 인텔이 결국 나누어 가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08.06 08:58
경제

박정원 회장, 두산중공업 끝까지 지켜 '두슬라' 만들다

두산그룹의 허리 축인 두산중공업은 올해 초만 해도 ‘미운 오리 새끼’에 가까웠다. 하지만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두슬라(두산중공업과 테슬라의 합성어)’라고 불릴 만큼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구안 속에서도 끝까지 지켰던 이유를 증명하고 있다. SMR 한미 정상회담 최대 수혜주 불과 1년 전만 하더라도 두산중공업은 유동성 위기로 뼈를 깎는 고통을 인내해야 했다. 명예퇴직은 물론이고 처음으로 직원들의 휴업까지 결정하며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힘썼다. 박정원 회장은 그룹의 허리인 두산중공업을 어떻게 하든 바로 세워야 한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글로벌 환경 변화로 매출이 급감하고 있는 두산중공업을 일으키기 위해 줄기차게 지원 사격을 했다. 알짜 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 등의 매출과 이익을 두산중공업에 몰아주며 재무구조 개선에 안간힘을 쏟았다. 두산은 지난해 두산중공업이 유동성 위기를 겪자 3조원을 긴급 지원 받았다. 이와 함께 3조2000억원 규모의 재무구조 개선안을 제출했다. 두산은 현대중공업에 두산인프라코어 8500억원 매각을 비롯해 클럽모우CC(1850억원), 두산타워(8000억원), 두산솔루스(6990억원),두산 모트롤BG(4530억원), 네오플럭스(730억원) 등의 매각으로 자구안을 이행했다. 이 같은 자구안 이행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도 지난 14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두산그룹이 자산 매각과 유상증자 등의 재무 자구안을 이행했고, 3조원 중 1조3000억원을 상환해 시장 신뢰를 회복했다. 구조조정 계획 약속을 이행할 경우 계속 도와줄 생각이다”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은 탈탄소의 핵심으로 꼽히는 소형모듈원자로(SMR) 사업을 바탕으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SMR은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냉각재 펌프, 가압기 등 주요 기기를 하나의 용기에 일체화시킨 소형 원전이다. 기존 원전보다 안전성과 활용성이 크게 높아진 것이 특징이다. 석탄 화력과 원자력 사업이 주력이었던 두산중공업은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인해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정부의 한미 원전협력이 발표되자 다시 주목받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유동성 위기로 주가가 2000원대까지 떨어지는 등 끝없이 추락했다. 1년 전만 해도 5000원이 채 되지 않았다. 하지만 한미 공동협력 등 호재들이 겹치면서 주가는 한때 3만2000원까지 뛰기도 했다. 두산중공업은 올해 1분기에 3721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11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런 미래 성장동력과 실적을 바탕으로 두산중공업의 시가총액은 10조원으로 불어나며 그 존재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1년 전만 해도 시가총액이 2조원에 머물렀던 두산중공업의 가치는 5배 이상 뛰었다. 파산 위기 문턱까지 갔던 두산중공업은 불과 1년 만에 ‘두산그룹의 미래가치’로 인정받으며 격세지감 행보를 보인다. 가스터빈·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 박차 두산중공업의 SMR 사업은 세계적인 부호인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이 차세대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함께 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더욱 주목받고 있다. 빌 게이츠는 원전기업 테라파워를 설립해 미국 내 SMR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도 힘을 실어주고 있는 모양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6일 “상당 기간 수소·원자력·재생에너지 등을 종합적으로 활용한 에너지 믹스 정책이 불가피하다”며 “북핵 문제 해결을 전제로 SMR이 산악 지대가 많고 송배전망이 부족한 북한에 에너지를 공급할 유용한 방안이 될 수 있다”며 SMR에 대한 성장 가치에 대해 역설했다. 두산중공업은 국내에서 원전 설비를 공급하는 유일한 대기업이고 원전 관련 매출 비중이 20~25%에 이른다. 2019년 미국의 원자력발전 전문회사인 뉴스케일파워와 SMR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두산중공업은 4400만 달러(약 500억원)를 투자한 바 있다. 두산중공업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 미국 아이다호주에 건설되는 SMR의 핵심기기를 공급하고, 수주 규모가 1조5000억원에 이른다. 차세대 원전인 SMR과 더불어 가스터빈·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꾸준한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2025년까지 신재생에너지 관련 사업 비중을 60%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가스터빈은 가스를 태워 전기를 생산하는 대표적 재생에너지 발전기다. 두산중공업은 가스터빈 원천 기술 개발을 위해 2013년부터 1조원을 투자해 2019년 세계 5번째로 270MW급 가스터빈 국산화 모델 개발에 성공했다. 두산중공업은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수소 가스터빈 개발에도 착수했다. 최근 울산시, 한국동서발전, SK가스와 함께 ‘차세대 친환경 수소 터빈 실증 사업’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해상풍력에도 독보적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2011년 아시아 최초로 3MW급 해상풍력발전기를 개발해 국제인증을 받았고, 2019년에는 5.5MW급의 인증을 획득했다. 또 내년까지 8MW급 개발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현재 국내에는 총 130.5MW의 해상풍력기가 설치됐다. 이중 두산중공업은 3분의 2인 96MW를 차지하고 있다. 두산중공업 살리기에 안간힘을 쏟았던 박정원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어려운 과거를 뒤로 하고 올해 친환경 에너지기업으로 전환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06.18 07:02
경제

4대 그룹 대표 '이재용 사면' 건의…문 대통령 "고충 이해, 국민들도 많이 공감"

문재인 대통령과 4대 그룹 대표들과의 만남에서 참석하지 못했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가장 큰 관심이 쏟아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2일 청와대에서 가진 4대 그룹 대표와의 오찬간담회에서 이재용 부회장 사면과 관련한 의견을 들은 뒤 "고충을 이해한다"고 밝혔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4대 그룹 대표들은 문 대통령에게 이 부회장의 사면 필요성을 에둘러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경제 5단체장이 건의한 것을 고려해 달라"고 말했다. 대한상의, 한국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무역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 5단체장’은 지난달 청와대에 이 부회장의 사면 건의서를 제출한 바 있다. 수감된 이재용 부회장을 대신해 참석한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도 “반도체는 대형 투자 결정이 필요한데 총수가 있어야 의사결정이 신속히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어떤 위기가 올지 모르는 불확실성 시대에 앞으로 2∼3년이 중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의견들은 들은 문 대통령은 "국민들도 공감하는 부분이 많다. 지금은 경제 상황이 이전과 다르게 전개되고 있고, 기업의 대담한 역할이 요구된다는 점도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정·재계에서 이재용 사면 건의가 뜨거워지자 문 대통령은 “국민의 이야기를 들어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사면은 없다며 선을 그었던 이전과는 다른 전향적인 자세를 보였기 때문에 이번 오찬간담회에서 이재용 사면과 관련한 문 대통령의 입장이 최대 관심사였다. 게다가 업계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이 광복절 특사로 사면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아 더욱 주목을 끌었다. 이 같은 분위기를 의식한 듯 참여연대와 한국노총, 민주노총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날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가석방 논의가 경제·사법 정의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반대 입장을 강력하게 밝혔다. 이들은 "국민 통합과 인권 증진을 위해 시행돼야 할 사면·가석방이 경제적 투자의 정치적 대가나 경제 논리로 환원돼 재벌의 기업 범죄 정당화에 악용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취임 후 처음으로 4대 총수와 별도의 오찬을 가진 문 대통령은 한미 경제협력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방미 당시 4대 그룹이 함께 해 성과가 참 좋았다. 한미관계는 기존에도 튼튼한 동맹이었으나 이번에 폭이 더 확장돼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등 최첨단 기술 및 제품에서 서로 부족한 공급망을 보완하는 관계로 포괄적으로 발전해 뜻깊다"고 평가했다. 이어 "미국이 가장 필요한 파트너로 한국을 선택했고, 우리 4대 그룹도 미국 진출을 크게 확대할 좋은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4대 그룹은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에서 44조원 투자 보따리를 풀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06.02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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